노무현 대통령을 보내며

분류없음 2008/02/25 00:49
2008년 12월 25일 0시.

고집 센 원칙주의자 노무현이 한 개인으로 다시 돌아간 뜻 깊은 날이다.

5년간 언론 및 기득권층의 말장난에 상처입는 그를 보고 가끔은 융통성 있게 대중영합적인 정책, 인기를 의식한 발언이나 행동 좀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을 내내 했었지만 결국 노무현다움을 잃지 않고 물러났다.

5년이라는 시간은 수십년간 대한민국에 쌓인 묵은 때를 씻어내기에 턱없이 짧았기에 너무나 안타깝다.

그가 물러나자 마자 그가 돌려놓은 권력들이 다시 대통령에게 모이려 하고 있고, 과거를 제대로 털어내지도 못했는데 관계 기관들은 폐지 될 운명에 처해 있다.

묵은 때를 씻어낼 4대 개혁 법안은 빛도 보지 못하고 우리당과 함께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대한민국은 그간 성장이라는 과제 아래 미처 치우지 못하고 덮어 놓았던 더러운 것들을 노무현이 다 치우고자 하였으나 5년간의 저지 끝에 결국 대부분 굴복 당했고 다시 그들의 손으로 주사위는 넘어갔다.

아래는 오늘자 조선의 칼럼 한 대목이다. 노무현이 거적을 걷고 그들의 오물을 드러낸 것이 얼마나 불편했나 잘 보여준다.

이명박 시대는 정상을 이탈한 것, 거꾸로 간 것, 사라진 것을 원상으로 복구하는 기간이어야 한다. 무엇을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할지는 오늘 이 대통령이 읽는 취임선서에 모두 들어 있다. 취임선서는 대통령이 국민과 역사 앞에 하는 맹세다. 대통령 취임선서의 첫머리는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로 시작된다. 지난 5년간 헌법을 경멸한 대통령 아래에서 이 사회의 법과 질서는 실종되고 말았다. 법과 질서 없이는 국민 통합도 경제 회생도 선진화도 없다. 법과 질서가 다시 살아 숨쉬게 하려면 대통령이 먼저 헌법과 법률을 가혹하리만치 엄격히 지키는 수밖에 없다.

이명박 앞에서 노무현의 준법을 얘기하고 있다. 노무현이 법을 경멸했다고 한다면 서울은 평생 수도여야 한다는 관습헌법을 말하는 건가?

아무튼 노무현대통령이 최소한 더이상 더러운 오물이 늘어나지는 않도록 국세청, 국정원, 감사원, 검찰 그리고 각종 규제 관련 위원회를 별도 설립하여 정부와 한발짝 떨어지게 만들고, 정경유착이 발붙이지 못하게 법 등 정치 시스템을 바꾸고, 대기업이라고 오너 마음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놓는 등 전체적인 시스템을 바꾸고 구축해 놓은 것에 일말의 희망을 가져보려 한다.(오물을 치우지 못하게 5년내내 딴지를 걸던 그들은 벌써부터 오물을 치우기 위해 설치된 각종 기구들을 다 척결하거나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으니 5년 뒤엔 다시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런지 걱정이긴 하다)

분권, 투명성, 책임, 원칙을 강조한 노무현의 경제와 금산분리 폐지, 출총제 폐지, 법인세 인하와 같은 이명박의 재벌 위주의 경제. 생각 할수록 안타깝다.

어찌되었건 오늘부로 부산시 동구에서 시작되어 한번도 편한 길로, 원칙에 어긋나는 길로 가지 않은 그의 정치 개혁이 하나의 마침표를 찍었다.

노무현 대통령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s 2 : Comments 4
  1. BlogIcon 미리내 2008/02/25 10:07 Modify/Delete Reply

    저도 걱정스러움을 극복하기 위해 글을 하나 썼습니다. 트랙백 겁니다.

    • BlogIcon 놀구네 2008/02/25 13:03 Modify/Delete

      저도 미리내님 블로그에 쓰신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걱정되지만 잘 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2. TT 2008/02/25 12:47 Modify/Delete Reply

    노무현대통령님.... 정말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랑합니다 TT

  3. 조현욱 2008/03/11 09:00 Modify/Delete Reply

    11번가 글 보러 왔다가...제가 소중히 간직하는 사진이 포스팅 된 글을 보게 되네요. 11번가고 G마켓이고 간데..글 보니 너무 반갑네요. 노무현님 참 훌륭한 리더였습니다.

Write a comment

◀ PREV : [1] :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 [85] : NEXT ▶